철수 형님이 최근에 내놓은 책을 책방에서 봤는데요. 상당히 두껍고 그림과 사진이 많은 책이더군요. 좀 무거워서 들고 가기 그럴 거 같아서 바로 사질 못 했습니다. 제가 명반 100장을 뽑는다면 꼭 들어갈 album들이 어떤 것인가하고 생각해 봤는데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이 음반이였습니다. Pat Metheny가 미국의 전설적인 bassist인 Charlie Haden하고 같이 만든 album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기 편하고 아름다운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 다 Missouri 주 출신인 모양입니다. 예전에 영어 열심히 외우면서 공부할 때, "I am from Missouri" 하면 나는 다른 사람 말 잘 안 믿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하는 설명을 읽었습니다. 영어를 잘 하고 싶어했던 건 사실이지만 외국인인 저는 절대로 쓰지 않을 표현인 듯했고 미국사람이 이 말 할 때 못 알아 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CD로 돌아와서요, 저는 이 album에 맨 마지막에 들어 있는 "Spiritual"이란 곡을 참 좋아합니다. 어느 정도이냐? 아껴 들을 정도입니다. 맨날 들으면 감동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고요. 연주곡 제목도 그렇지만 좀 경건한 느낌도 있습니다. 제가 여기에 Pat Metheny 얘기 참 많이 쓰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 사람의 연주를 한 번도 안 들어 보셨다면 저는 좀 부럽기도 합니다. 앞으로 음악 들으면서 좋은 시간 많이 가지실 수 있을테니까요. album이 아주 여러 장이니까 무엇부터 사야할 지 모르겠다고 하시면 저는 이 음반을 추천하겠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jtSpiF5q-Cg
우와, 이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Charlie Haden은 커다란 bass를 연주하는 분인데요. 미국에서는 전설적인 jazz musician 중의 한 분입니다. Pat이 이런 분들과 돌아가면서 협연을 했죠.
이 글을 쓴 지가 거의 1년이 되었고 그 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상당히 다른 생활을 하고 있네요. 그 때는 매일 한 곡 씩은 소개해야 하겠다는 의욕이 있었고 지금은 한 달에 한 곡이나 제대로 할까요? 너무 정신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곡이 주는 감동은 다행히 여전합니다. 아껴 듣는 편이지만 오늘 다시 들으려고요.
답글삭제이 곡을 무슨 두통약 또는 복통약처럼 쓰고 있는데 오늘 다시 꺼내 듣고 있는 걸 보니 사는 게 조금 힘든 나날들인가 봅니다. 이 곡과 이 album을 여기서 소개한 지가 1년 1개월이 되는 날이고 그 날에 오늘 제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 것인가는 정말 조금도 생각 못 했을 것을 제가 알고 있습니다. 네, 앞 날은 알 수 없다는 데에 100% 동의합니다. 1년 남짓 전의 저는 오늘의 저를 부러워했을 지도 모르고 또 오늘의 저는 "Who I am hates who I have been"을 인용할 지도 모릅니다.
답글삭제님의 그분이 내한을 하십니다! 강력한 처방전을 들고 나타나실 모양입니다. 우리의 멋진 드러머 산체스도 델고 온다고 하네요! 너무나 조용하게 티켓오픈이 시작이 되었더군요. 친구랑 오늘 어떤 좌석에 앉아서 볼까 고민하면서 왜 세월이 지나도 우린 물질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학생때처럼 매번 값싼 좌석만 선택해야 하는지 아쉬워 하면서 예매를 마쳤더랬습니다. 삼사년 전 공연을 갈때는 그냥 한명의 재즈뮤지션일 뿐이었는데, 지금은 그분 음악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서인지 벌써부터 기대와 설렘이 앞섭니다....어떤 곡들을 듣게 될지 또 어떤 기억으로 남겨질지...많이 궁금합니다.혹 request를 할 기회가 있으면 꼭 'spiritual'에 한표 행사토록 하겠습니다^^.
답글삭제일년이란 시간전에도 다른 곳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계셨을 것 같습니다. 일년후에도 지금처럼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이 블로그를 배경으로 삶의 여정을 즐기시고... 그런 기다림의 자세를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꼭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은 아마도 세 번 정도 본 듯 합니다. 저는 몰랐지만 당연히 공연을 가고 싶기는 한데요, 제 자신 심신이 상당히 피로한 상태라 음악도 안 들어 오고 괜히 안 좋은 소리를 혹시 할까봐 걱정이 앞서네요.
답글삭제일 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제가 외모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내면은 똑같을텐데 다른 일을 하고 다른 환경에 있다고 해서 괜히 너무 다른 느낌을 갖지 않나 합니다. 제 자신에 대해 너무 분석하거나 하지 않으려고요, 지금은.
사실 친구들하고 술 마실 때 마다 다음 공연은 같이 가자고 소리쳐 놨기 때문에 책임좀 져야 합니다.
한 달이 안 되었는데 약이 또 필요하네요. 몸이 노곤하고 열도 좀 있고 합니다. 어렸을 때 외운 단어 중에 "심인성"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다행이죠. 한 달에 몇 번이 되었든 제가 쓸 수 있는 약이 있고 또 이 약은 후유증이라든가 나쁜 side effect 이런 것은 없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이 두 거장은 제 심신을 정말 필요할 때 마다 잘 위무해 줍니다.
답글삭제술 마시고 들어와서 내일 일 제대로 못 할까봐 걱정하면서 자기 전에 먹는 약이 있습니다. 저야 저지만 제가 아주 아끼는 제 가족도 그렇게 하고 있는 걸 우연히 보게 되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약 안 먹고 이런 음악 듣고 나면 깨끗이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답글삭제지난 수 년 동안 이 앨범을 아마 백번 단위로 들었거나 훨씬 더 많이 들었을 듯 합니다. 공연 보러 가기로 했다가 오락가락하는 비에 골프 시간이 계속 바뀌는 바람에 못 갔던 것도 최근입니다.
제가 뭐라고 말하고 쓰던 이 약 또는 음악의 효과는 여전하네요. 네, 저는 구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랫 동안 제가 진통제로 쓰던 "Spiritual"의 다른 version을 찾았습니다. 지난 한 달 정도 Charlie Haden의 거의 모든 album을 메모하면서 듣고 있는데 오늘은 "Rambling Boy"라는 앨범의 차례였습니다. 벤조 소리가 자주 들리는 country풍, 아니 그냥 country music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 그 명곡이 숨어 있더군요. 아마도 저 위의 Pat과의 작품 훨씬 이전에 나온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country music좀 친구들에게 들려주었다가 된통 혼난 일이 있어서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음에 이 약을 좀 써보려고요.
답글삭제오랜 세월 동안 제게 진통제 역할을 하던 이 곡을 다시 또 듣고 있습니다. 삶은 왜 이렇게 끊임 없이 상처를 안기는 건가요? 전에는 댓글을 게시할 수 있었는데 언젠가부터는 보이게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읽어주시는 것을 고마워하던 때도 있었지만 어차피 별로 보는 분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좀더 자유롭게 되었고 제가 써놓은 글에 대한 그때 그때의 감상을 다시 덧붙이는 오늘밤 같은 경우에도 저의 좌절 등에 대해 좀더 솔직하게 됩니다. 트위터이든 댓글이든 아파서 하는 신음을 적어놓는 수준이여서 다른 분들이 보지 않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하고요.
답글삭제네, 인생 영화라는 표현을 가끔 봅니다. 그 말을 처음 쓰신 분은 다른 사람들이 쓸 때마다 뿌듯해 하고 하겠죠. 이 앨범이 제 인생 앨범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화에 있는 음악들을 주기적으로 지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앨범만은 여전히 아껴 듣고 있습니다. 땡큐!
답글삭제매일 매일 진통제를 달고 살던 날에 쓴 글이었는데 고통보다는 즐거움이 느껴져서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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