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겪었기 때문에 기억할 뿐이지 아름답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음악은 무지 좋아했는데요. 지금은 CD살 돈은 크게 아까워하지 않지만 어린 시절에는 Vynil이든 tape든 뭐든 사는 게 좀 부담스러웠죠. 복사판 또는 빽판이라는 걸 레코드가게에서 대놓고 팔고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건 좀 쌌기 때문에 그저 한 번 들어보려고 사도 좋았고 어떤 것들은 소위 원판보다 음질이 좋은 것을 만나는 적도 가끔씩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Eric Clapton을 너무 좋아하거나 그런 건 아니였지만 음악 잡지 등에서 Jeff Beck, Jimmy Page와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고 항상 외치고 있어서, 가끔씩 복사판으로 듣다가 언젠가 새뱃돈이든 뭐든 갑자기 조금 큰 돈이 생겨서 Eric Clapton의 새로운 음반을 원판으로 산 적이 있습니다. 대학 시절 때 이사를 많이 다녀서 왠만한 거 다 버렸지만 그 음반은 아마도 어디 있을지도 모릅니다. "No reason to cry"라는 album jacket이 아주 근사했던 음반인데 사고 나서 아주 후회했습니다. 음반이 훌륭하고 한 거는 있겠지만 제가 좋아할 만한 음악은 아니였음이 확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많이 썼기 때문에 엄청 많이 들어서 어떤 곡들이 들어가 있는지는 지금도 기억이 나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때 약물 중독에 심하게 되어 있던 때라서 제대로 연주하기가 어려웠던 때였다고 하네요.
이번 가을에 Eric형님이 "Clapton"이라는 album을 냈습니다. 몰론 저도 샀습니다. 맨 처음 곡이 "Autumn Leaves" 여서 조금 의아해 했죠. 뭐라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곡들은 거의 없네요. 좀더 많이 들어봐야 할 듯 합니다. 제가 안타깝다는 것은 Eric형님 나이가 예순 다섯이라는 겁니다. 물론 기타 연주하거나 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겠지만 album 사진도 참 그렇고 정말 안타깝습니다.
어디에선가 John Mayer에 대해 "Eric Clapton in the making",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읽었는데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Fender Stratocaster로 주로 연주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Eric Clapton을 생각나게 만들기도 하고요, 지금 3대 기타리스트가 누구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는 더욱더 대가가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Clapton" 앨범은 아주 듣기 편한 곡들이 많아서 Eric형님의 전설에 대해 잘 몰라도 그냥 편하게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