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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3일 월요일

영화와 음악 #13 - 아무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 Never let me go / Unrequitted by Mehldau and Metheny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하는 것이 제 한 마디 감상입니다. 영화도 전부터 보려고 준비해 놓았던 것이고, 책의 경우는 그저 욕심만 많아서 인터넷 서점에서 제가 전에 샀던 책을 바탕으로 추천한 것을 사 놓았던 것입니다. 사실 책 아직도 읽지 않았고 작가에게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일본에 대해서 관심도 많고 평균적인 사람보다는 약간 더 경험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 보니 오히려 통계나 연구에 근거하지 않은 혼자만의 생각도 많이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원작자가 일본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괜히 이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잔인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섭거나 징그러운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장기 기증만 하다가 생을 마쳐야 한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소설로 쓰다니 하면서 화내고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반항도 안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봉사만 하고 화도 내지 않는 등장인물들을 보니, 가족이 쓰나미에 다 쓸려가도 나보다 더 슬픈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생각해서 울 수 없다는 기가 막힌 인터뷰가 생각이 났습니다. 제 개인적인 걱정 중에 점점 구체적으로 강해져 가는 것이 우리 나라가 자꾸 일본이 간 좋지 않은 길을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건데, 또 다시 겁이 났습니다. 끽 소리도 못 하고 살면서 희망이라고는 가질 수 없는 건가 하고요.

http://www.youtube.com/watch?v=URjrbnnnn1U

음악이 있기는 했지만 별로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영화 끝나고 나서 멍하고 있다가 이 연주곡이 생각났습니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 상태'라고 번역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지메도 많이 봤고 괴롭힘 당하는 거 즐겁지 않냐고 물어보는 이상한 대사들도 많이 들어서 일본 사회에 이런 것들이 만연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며칠 전에도 영화 관련하시는 세 분과 얘기 오랫 동안 할 시간이 있었는데 Pat Metheny 얘기만 줄창 하고 왔습니다.

아마도 설마 일본의 통계적 사실은 이렇지 않겠지요?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요. 우리 나라는 비슷한 길로도 안 갔으면 하고 강력히 기원합니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살만한 사회였으면 해요.

댓글 2개:

  1. 우리의 '잃어버린 10년'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얘기입니다. 경제 성장도 없고, 일은 생기지 않는 암울한 세월들이 앞으로 줄창 이어질 거라는 거죠. 노스트라다무스를 비롯해서 세상 망한다는 말 많이 들었지만, 좀 다른 얘기기도 하고 언제 탁 끝나버린다는 것도 아닌 좀 짜증스러운 얘기입니다. 제발 안 그러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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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ttp://www.youtube.com/watch?v=aOgUTObDW04

    제가 영화를 너무 편견을 가지고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 쓰이고 있었네요. 중간에 몇 번 나온 옛날 노래도 아래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tMgyKNr-Vbk

    상당히 기분 나빠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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