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번째 겪는 겨울인데도 계속 그 때마다 이렇게 벌벌 떨면서 추워합니다. 물론 몇 달 뒤에 더워지면 또 더워서 괴롭다고 하겠지요.
올해는 일하러 나간 첫 날에도 상가에 갔고 오늘 밤에도 또 다녀왔습니다. 겨울이 사람이 견디기 쉽지 않은 계절인 것만은 맞는 얘기가 아닐까 합니다.
요 며칠 동안 살면서 입게 되는 상처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저 지나가다가도 책상 모투리에 부딪혀 멍이 들기도 하고 어느날 갑자기 어디가 좀 따가와서 보면 어디에서 다쳤는지도 모를 상처를 보고 조금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 상처들도 있지만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떠올리게 되면 아주 무겁게 여전히 눌리는 듯한 그리고 여전히 아프다고 말하고 싶은 상처들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가끔씩 이런 상채기를 입지 않고 평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그랬을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들을 마주치게 되면 아주 부럽다고 느끼게 됩니다. 아프지 않으면 안 되고 아프면 강해진다는 말을 어렸을 때 많이 들었는데 수 해 동안 이리저리 맞고 하다 보니 상처가 생길까봐 무섭고 또 강해진다기 보다는 약해지고 안 다치려고 영악스러움을 부리려고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혹시 부딪혀야 하고 상처 입으면서 강해진다는 건 삶의 초기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닐까 현인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오늘 이 곡을 소개하면서 Rock에서 country로 folk로 가는 줄만 알았던 제게 다른 성향도 있었구나 하고 느끼고 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제목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지만 저는 희망적으로 들으려고요. 세상의 고통은 곧 끝날 거니까 조금만 참자고요. Carla Bley와 Steve Swallow의 위안을 주는 연주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저의 새로운 진통제로 가끔씩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치지 않으려고 피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말을 들어도 여전히 피하려고요. 아직 완전히 아물지도 않은 곳을 또 맞으면 너무나 아플 거라서요.
제가 분명히 이런 마음을 느꼈고 그랬었던 저를 잘 기억하고 있지만 좀 슬프네요. 위안과 위로를 드렸으면 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는 있지만 이런 글을 읽으면 더욱 더 쳐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제 자신이 줄기차게 위안을 드린다는 생각 자체가 좀 무리이긴 하고요.
답글삭제며칠 전에 '자전거를 탄 아이'로 번역된 벨지움 영화를 보았습니다. 앞 부분에서 너무나 반항적이고 폭력적인 아이를 보고 안타까운 수준이 아니라 짜증이 나서 그만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중간 이후로 가면서 점점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였습니다. 몇 장면이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뭔가 점점 밀려올라는 느낌이였습니다. 누군가가 불쌍해서 도와주는 차원의 자원 봉사로는 세상을, 한 아이를 구원할 수 없지 않나 하고 말해 주는 듯 하지만 그런 대사는 전혀 없었습니다.
답글삭제제가 위의 글을 다시 읽고 난 오늘 너무 슬프다 하고 쓰지 않은 것에 대해 괜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화 끝 부분의 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에서 나온 知音이라는 단어를 아주 좋아합니다. 국어시간에 배운 사귐을 나타내는 수많은 용어중에 지음을 좋아했던 건 아마 백아의 거문고처럼 음악이 매개가 되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Carla Bley 와 Steve Swallow 의 아래 공연을 보면 딱 이 단어가 떠오르는데요. 아마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이해하고 있어서 이렇게 유쾌하고 사랑스런 장면이 나올수 있나 봅니다 - 곡명 : 'Very very simple'
답글삭제http://www.youtube.com/watch?v=alSUKjh33lw
오랜 기간동안 같이 연주를 해오고 있어서 음악적 동지내지는 romantic partner관계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세번째 남편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작년 Gury Burton 공연에서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모습을 하고 계셔서 걱정을 했던 기억을 가진 터라서요 - 공연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 오죽하면 친구랑 공연끝나자마자 했던 일이 몇년생인지 조회를 해본거였거든요. 대 Carla Bley의 남자였다니...어쨌든 연하남이시긴 하더군요.
지금 제가 지금 듣고 있는 음반은 두번째 남편 (Michael Mantler)과 훗날 세번째 남편이 되신 Steve 님이 함께 연주를 하고 있는 곡인데요,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
지금 나이 정도되면 지음이라고 불려질만한 친구가 곁에 여러명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서로 맞춰가며 살아가야 하는 걸로 봐서 그건 아마 생에 굉장한 축복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좋은 소개 감사드립니다. 보통 많이 가지고 있는 편견은 모짜르트, 바하, 쇼팽이 예술가이고 그들이 남긴 음악이 "진짜" 예술이며 나머진 예술이라 하더라도 "낮은 급"의 예술이라고 보는 거 아닌가 합니다. 물론, 제 자신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장르"의 음악을 아주 좋아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별도로 위의 음악이 자체적으로 지극히 아름답고 쇼팽이 다다른 "그 곳"에서 서로 만나고 있다는 궤변을 하고 싶습니다. Just simply beautiful or biutiful as the movie g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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