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질문을 받았는데요. 잘 모르겠으면 잘 모르겠다고 하면 될텐데 가끔씩 제가 하는 것처럼 "아니요"하고 잘라서 말했습니다. 사실 지금 현재 가을을 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제가 제 자신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정확한 말이기는 했지만, 묻는 상대방은 뭔가 대화를 해 보려고 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면 '난 대화하고 싶지 않다'하고 대꾸한 셈이 되어서 좀 그렇습니다. 아주 바쁘지 않으면 한 달에 한 번쯤 저를 도와 주는 분이고 서로 안 지가 몇 년 되었는데도요. 가을을 탄다는 건 외로움을 느끼고 좀 sentimental해 진다는 거겠죠? 그래서 이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이 노래 말고도 너무 멋진 노래를 많이 했습니다. '피아노 치면서 훌륭한 노래를 부르는' 아티스트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pZ-y-bbbwKw
'아직도 종이 신문을 보고 있냐고', 하는 질문을 저는 받은 적이 없지만 주변에서는 가끔씩 받는 모양입니다. 저는 책, 노트장 등 종이로 만들어 진 걸 아주 좋아하고 또 그렇다고 떠들고 있어서 제게 그런 얘기 안 묻는 거겠죠. 주말판을 특히 좋아하는데요. 별 관심 없는 정치 얘기들이 조금 덜 나오고 그 만큼 다른 볼 만한 것들이 많이 나와서요. 정치 성향과 관계 없이 재밌는 기사가 많아서 조선일보를 보고 있는데 토요일에 제게는 흥미 있는 인터뷰 기사가 나왔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0/17/2010101700026.html
타블로 사건을 보면서 인터넷 자체가 좀 무섭고 인용하기도 좀 두렵지만 조금만 인터뷰에서 인용하겠습니다. 제 싸이트는 별로 보시는 분도 없고 하니 괜찮겠죠?
"북한은 멀다. 가기도 어렵고, 별 인연도 없다. 그런데 학교를 지어주고, 조선말을 가르쳐주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준 나라다. 자이니치에게 북한은 멀리 있는 친척 아저씨 같은 나라, 그런데 갚아야 할 신세를 진 나라다."
위의 인용에 조금 관심이 생기시면 싸이트에 가서 보시면 되겠네요. 재일동포 영화제작자분입니다. 인터뷰 기사를 소개해야겠다하고 생각하다가 또 이 노래 부른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관련은 전혀 없고요.
I don't get many things right the first time
저는 어떤 일이든 한 번에 제대로 하는 적이 없어요
In fact, I am told that a lot
사실 매번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얘길 듣죠
Now I know all the wrong turns, the stumbles and falls
지금은 알죠 제가 했던 이런 저런 잘못된 선택들 실수들, 그런 걸로
Brought me here
오늘날 제가 여기 있다는 걸요
And where was I before the day
도대체 전 그 날 이전에 어디 있던 거죠?
That I first saw your lovely face?
제가 당신의 사랑스런 얼굴을 보던
Now I see it everyday
이젠 매일 볼 수 있고요
And I know
이젠 알죠
That I am
I am
I am
The luckiest
What if I'd been born fifty years before you
제가 당신보다 오십년 전에 태어나서
In a house on a street where you lived?
당신이 사는 거리의 어떤 집에 살았다면
Maybe I'd be outside as you passed on your bike
당신이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가는 때에 제가 밖에 있엇다면
Would I know?
제가 알았을까요
And in a white sea of eyes
I see one pair that I recognize
And I know
That I am
I am
I am
The luckiest
I love you more than I have ever found a way to say to you
Next door there's an old man who lived to his nineties
옆 집에 아흔 살까지 사시다 돌아가신 노인분이 있는데요
And one day passed away in his sleep
어느 날 주무시다 돌아가셨답니다
And his wife; she stayed for a couple of days
그 분 아내는 며칠 버티다가
And passed away
그리고 돌아가셨대요
I'm sorry, I know that's a strange way to tell you that I know we belong
That I know
미안해요. 이렇게 말하는 게 우리가 정말 하나라고 말하는 건데 너무 이상한 방법이죠?
That I am
I am
I am
The luckiest
이 정도면 가을 타는 건가요? Ben Folds Five의 좋은 노래가 참 많지만 하나만 더 추천하겠습니다. "Not the Same"이라는 노래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qn5IHOi-vII
여러 음반이 다 좋지만 Live 앨범을 참 좋아합니다. 이 노래 시작할 때 어떤 사람이 파티 끝나고 다 집에 가는데 혼자 나무에 올라가서 밤새 있다가 마침내 내려와서는 Christian이 되었다는 말을 하네요.
오늘 아침엔 힘이 빠져서 운전대를 몇번 놓칠 뻔 했습니다. 하루의 시작은 Chuck Mangione의 'Feel so good' 이런 류의 음반으로 상큼하게 시작해야 하는데, 계절변화에 감수성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 시기에 제가 그만 왕가위 감독 영화의 soundtrack 모음곡집을 틀어버렸습니다. 광팬은 아니지만 감각적인 영상과 배경음악들은 좋아하는데요. 몇년전에 압구정의 어느 영화관에서 이 감독의 영화 일부를 재상영할 때, 구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이 음반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 blog가 상기시킨 'Cucurrucucu Paloma' 때문에 최근에 다시 꺼내서 듣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게 그만 방콕거리의 정경과 맞물리면서 여행내내 귓가에 머물러 버렸네요 - Xavier Cugat의 Siboney, Maria Elena, 뭐 이런 곡들인데요. 이분의 영화들이 주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지극히 비극적인 감정들을 많이 담아내서 그런지 모든 곡들이 - Califonia Dreaming 조차도 - 제겐 상당히 암울하게 들립니다. 나름 중독성이 있어서 듣는 내내 끌 생각조차, 아니 끌 힘도 남기지 않고 기를 빼앗긴 듯 한데요. 하루종일 축 쳐져서 있다가 급벙개로 한밤에 양평을 달려갔다 오면서 방콕에서 구입한 보사노바모음곡을 - 항상 여름같은 날씨다 보니 늘 베스트셀러인것 같습니다!- 듣고서야 간신히 추스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어떤 기사에서 읽었는데요, 가을을 탄다라는 것은 일조량의 변화 때문에 감정,기분등에 영향을 받아 우울감을 느끼 게 되는 계절성 정동장애 '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부르는 증상이라고 하네요, 통념과는 달리 여성들이 더 많이 증상를 겪는다고 합니다. 제가 오늘 살짝 여기에 해당이 된 것 같은데요, 사실은 그 시작이...따져보면 이 공간에서 비롯되었다는... ^^;
아 죄송해라. 이런 일은 생각 못 했네요. 운전하면서 음악 듣는 거 저도 참 좋아하지만 위험해지는 일을 유도하는 건 하지 말아야 하는데요. 사실 내 감정이 어느 쪽이 확실하지 않은데 단조 계열의 음악이나 영화를 보면 그 쪽으로 치우치게 될 수 있죠. 제 자신은 어떤 감정이든 더 깊게 가는 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네요. 하여간 조심, 특히 운전은요..
답글삭제날씨는 좀 쌀쌀하지만 청명한 가을하늘이 참 좋죠? 시원한 바람도 좋고.... 요즘은 이상기온으로 봄 가을이 너무 짧아 졌지만 그래도 역시 우리나라 가을은... *:....:*
답글삭제오랜만에 여유있게 컴앞에 앉아 그동안 못본 거 못들은 거 듣고 있는데 피아노 치는분 주인장이랑 친하신 누구랑 많이 닮은거 같은데요. ㅎㅎㅎ 즐겁게 감상하고 갑니다.
오랜 만입니다. 제가 다시 일하고 나서는 점점 제 시간이 더 없어져서 좋은 곡들 메모만 하고 여기에서 소개는 못 하네요. 네, 누구 말씀하시는지 알 듯 합니다. 선생님같지 않은 선생님 말씀하시는 거죠?
답글삭제맞아요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 ㅎㅎ~
답글삭제일터가 바뀌면서 진짜 더 바빠지신거 같아요. 통 볼 수가 없어 섭섭하다 했더니
그 선생님 왈. 지금시간이 그쪽과 한참 통화해야하는 시간이라 바쁠꺼라고....
열심히 일하는 거 궁극적으로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고 하는 건데
일 때문에 스트레스 넘 많이 받지 말고...
바쁘더라도 연말엔 꼭 볼 수 있길 바래요. *^^*
반백의 꼭대기에서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너무 많은 생각들 때문에.. 용기가 안나서..
나중에 나중에 하고 미뤄놓은 일들이 꽤나 많더라구요.
그래서 전 요즘
더 늦기 전에 그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일도 시작해 보고 친구들과 함께 해 보고
싶었던 것들도 하나씩 하나씩 해보며 좀 특별한 가을을 즐기고 있어요. ㅎㅎ
네, 바쁘게 지내는 거 맞고요 놓치는 거 너무 많습니다. 이런 저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바쁘면 바쁜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고맙게 생각하면서 살 수 있어서 조금 다행이기는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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