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utube.com/watch?v=AHi0NE0kH2k&feature=related
너무 유명한 곡이여서 제가 여기에서 따로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했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계속 몇 가지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출발점에 이 곡이 있어서 아무래도 언젠가 여기에 글을 쓰고 제 마음을 평화롭게 해 주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이 분이 피아니스트로 얼마나 훌륭하고 재즈뮤지션으로 얼마나 중요한 분인가 하는 것은 제가 쓰지 않아도 이름만 적으시면 너무나 여러 곳에서 읽으실 수가 있을 거라서 저는 더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어떤 생각이 머리를 맴돌고 있었는지로 바로 가려고요.
어둑어둑해 질 때까지 밖에서 놀고 하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저보다는 한 두 살 많은 누나, 형들이긴 했지만 친구처럼 지냈죠. 저녁 때가 되면 동생들이나 형들이 와서 밥 먹으라고 들어오라는 소리를 듣고 금방 가는 친구들도 있고 몇 번 더, 나중엔 악쓰는 소리로 바뀌기 전까지는 버티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저희집도 밥을 안 먹는 건 아니였을텐데 저를 불러가는 사람에 대한 기억은 없습니다. 아마도 제가 알아서 들어가고 챙겨 먹었겠죠. 어둑어둑해지고 밥 때가 가까우면 그 친구들을 데려갈까봐 불안해 하고 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도 좀더 친한 형이 하나 있었는데 밥 빨리 먹고 나오겠다는 소리에 아주 즐거워했고 시커먼 밤이 될 때까지 나오지 않아 더 못 기다리고 집에 돌아간 기억도 있네요. 요즘 보면 이러한 기억들이 얼마나 변형되어 있고 부분부분 착색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을 남들이 과거사에 대해 얘기할 때 느끼곤 해서 제 기억도 그리 큰 믿음이 갈 만한 것이 아니라고는 말씀 드리겠고요.
서로 주고 받았던 말들, 몇 시에 무엇 때문에 들어가야 했던가 하는 사실적인 부분들은 완전히 틀릴지도 모르지만, 괜히 불안해지는 마음 혼자 쓸쓸해 지는 느낌들만은 제가 원하지는 않지만 저기 제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가 예상치 못했던 시기에 툭 튀어 나옵니다. 요 며칠 동안에 그랬습니다. 그리고 이 음악을 떠올렸습니다. 물론 이 연주 자체에서도 제가 위에 줄줄히 써 놓은 마음 비슷한 것들을 느낄 수 있겠지만 앨범 표지의 사진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주 아름다운 사진이죠. 저녁은 아닐 수 있지만 저 혼자 그렇게 받아들였고요, 골목에서 늦게까지 노는 아이들의 땀에 젖은 꾀죄죄한 모습이라고 하는 것도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예전에 와인에 대해 공부하듯이 배우려고 할 때 많이 본 만화가 생각나네요. 술 냄새와 맛을 그림또는 영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죠. 모든 노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곡은 이렇게 제게 아주 자세히 그려진 그림과 위의 글보다도 훨씬 길게 묘사할 수 있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조금 쓸쓸한 느낌이기는 하지만요.
이 글을 쓸 때는 그래도 많이 자제하고 썼네요. 제가 여름 날에 저녁 몇 시까지 놀든지 밥 먹으러 들어오든지 말든지 별로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물론, 제 자신도 가끔씩 부인하고 싶기도 합니다. 좀 전에 어린 여자애들이 서로 어머니에게 노는 것에 대해 휴대 전화로 허락 받고자 하는 것이 제게는 새로왔습니다. 저야 뭐, 워낙 자유로와서 그런 신청(?)을 한 기억이 없네요. 몇 달 전부터 댓글을 써도 게시가 되지 않아서 막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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